수도권에 글로벌 카지노가 들어서고 동남아에 이어 일본에도 관련 시장이 열리면서 강원랜드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규제 중심의 카지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강원랜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886억원, 2823억원으로 실적이 정점을 찍은 2016년에 비해 급감했습니다. 강원랜드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더욱 차갑습니다. 주가는 2015년 4만2650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1만4000~1만5000원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우선,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입니다. 영종도의 파라다이스 시티와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외국인 카지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고, 그랜드 코리아 레저 (GKL)는 서울과 부산의 랜드마크 호텔 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강원랜드가 경쟁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강원랜드는 내국인 고객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마카오는 국내 대중(일반 방문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고, 필리핀과 베트남, 싱가포르 카지노도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정부가 오사카에 대규모 카지노 시설(총공사비 3%)을 포함한 복합리조트(총공사비 11조 원) 개발을 승인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요동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한국카지노기업관광협회는 일본 복합리조트 개장 시 게임석 부족(33.2%) 등 불편한 영업환경으로 강원랜드 카지노 이용객의 48%를 포함해 한국인 약 760만 명이 연간 약 2조5800억 원을 일본 카지노에서 지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강원랜드가 최근 고객 2,5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카지노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점으로 응답자의 68%가 게임석 부족을 꼽았고, 일본 카지노 개장 시에는 약 66%가 강원랜드가 아닌 일본을 방문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강원랜드 내부에는 경기 중 식사 등 휴식시간을 제한하기 위해 사전에 ARS(자동응답서비스) 예약을 하거나 원하는 좌석에 앉기, 오전 10시 오픈런 등 다른 카지노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이 있습니다.
이를 두고 강원랜드 안팎에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고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면적과 게임 장비 규제까지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카지노 면적 제한은 이미 게임 장비 수를 통제하고 있어 면적이 넓어도 더 설치할 수 없어 규제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좌석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현행 규정에 따라 정해진 테이블 200대, 기계 1360대 등 총 1560대로 묶여 있는 게임 장비 수를 늘리는 방법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카지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규제책으로 유지해온 정책을 바꿔야 할 때”라며 “무엇보다 고객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지적하는 부분까지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